고양이에게 생선을 안 맡겨도...밥그릇을 둘러싼 탐욕스러운 눈길



요새 조직의 이익을 위해 온 몸을 던지는 두 개의 기관이 있습니다. 검찰과 KBS입니다. 검찰은 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해 지휘부는 물론 일선 검사들까지 집단 사의표명을 하는 등 조직적인 반발을 했습니다. KBS는 수신료 인상을 관철시키기 위해 정치부 기자들이 민주당 대표실 도청의혹을 사는가 하면 국회의원 협박마저 일삼았습니다.

두 기관의 행태 모두 조직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집단행동이라는 점에서 씁쓸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기관의 집단행동은 아무런 명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경우, 어제 김인회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발전시킬 어떠한 고려도 없는 ‘자신들끼리의 리그’일 뿐입니다. 검찰과 경찰에게 더 많은 권한만 주는, 원칙과는 동떨어진 수준입니다. 검찰과 경찰 사이의 권한 다툼일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반발하는 것은 그야말로 밥그릇 문제, 체면 문제, 권한 문제에 지나지 않습니다.

KBS 수신료 인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민물가-공공요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영방송 수신료를 올리기 위해선 그 만큼의 절박성이 국민들에게 설명돼야 합니다. 그 절박성은 KBS 스스로 보여줘야 합니다. 현재 KBS 경영은 방만합니다. 직원들의 연봉도 비교적 고액입니다. 회사가 휘청거릴 만큼의 경영압박도 없습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최근 KBS가 공영방송의 공정성-공영성을 스스로 헌신짝 버리듯 버렸다는 점입니다. 한 마디로 국민들에게 손 내밀 염치가 없는 처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KBS 임원들과 기자들이 수신료 인상에 목숨을 거는 것은 밥그릇 문제, 회사이익 문제, 조직 이기주의에 지나지 않습니다.

검찰과 KBS가 국민들로부터 지탄받는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 그들이 취하고 있는 행동의 단 10분의 1이라도, 진작 그들이 분연히 일어나 싸워야 할 일에 써 본 적이 있었다면 동정이라도 얻었을 것입니다. 여태 비겁하게 침묵하고 숨죽이며 있다가 기껏 일어선 일이 밥그릇 지키기라니, 그 꼴이 한심할 수 밖에요.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검찰은 권력의 시녀로 전락했습니다. 정치적 독립성은 짓밟혔습니다. 아니 자신들 스스로 권력의 품에 안겨 독립성을 포기했습니다. 검찰권은 정치적 반대파를 제거하거나 시민들을 핍박하는 도구로 전락하면서 정권의 가병(家兵)이라는 조롱을 듣는 지경입니다. 소신 있는 수사는 힘들어졌습니다. 현직 검사장이 항의의 뜻으로 사표를 쓰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게다가 내부윤리는 곪아터지고 있습니다. 온갖 추문과 비리가 줄을 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제대로 된 자정(自淨)조차 없었습니다.

일련의 그런 사건들에 대해 단 한 번도 누가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검찰 간부는 없었습니다. 단 한 번도 그런 일에 분노하여 사의를 표한 일선 검사도 없었습니다. 분노해야 할 일에 분노하거나 부끄러워 해야 할 일에 부끄러워 하면서 분연히 일어나, 검찰의 자존을 지키고자 하는 검사는 대한민국 전체를 통틀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런 검찰이 밥그릇 문제, 체면 문제, 권한 문제에 이르러서야 집단행동을 하니 어느 국민이 분노하지 않겠습니까.

KBS도 다르지 않습니다. 임기를 남겨둔 정연주 사장이 정권에 의해 정치적 목적으로 부당하게 잘릴 때 그들은 어떤 태도를 취했습니까. 방송의 독립성이 가장 치욕스럽게 침탈당하는 그 순간에도 그들은 사장 퇴진과 수신료 인상을 엿 바꿔 먹으려 했었습니다.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투쟁한 직원들이 새 경영진에 의해 징계를 받고 프로그램에서 쫓겨날 때 그들 대부분은 침묵하고 외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보도국 기자들의 비겁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프로그램이 부당하게 불방(不放)되고, 진행자가 부당하게 쫓겨나고, 방송에 정치적 외압이 부당하게 행사될 때 그들 대부분은 침묵했습니다.

그런 그들이 밥그릇 문제, 회사이익 문제, 조직 이기주의 문제에 이르러서야 집단행동을 하니 어느 국민이 분노하지 않겠습니까.

검찰과 KBS 모두 행태가 고약하지만, 죄질이 나쁜 건 KBS입니다. 검찰은 사의표명이라는 가당찮은 집단행동으로 대응했지만, KBS의 행태는 훨씬 조직적이고 폭력적입니다. 기자라는 신분, 취재라는 행위를 회사이익에 악용했습니다.

회사이익을 위해 도청을 하고, 그 도청내용을 자신들 편에 선 정당에 넘겨주고, 그걸 비겁하게 숨기고, 자신들 편에 서 주지 않는 정당의 국회의원들에게 “다음 총선에서 두고 보자”는 겁박을 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패악질입니다.

목적과 명분이 떳떳한 일이어도 그런 행태를 취했다면 심각한 윤리문제인데, 자사 이익을 위해 그런 행태를 취했다면, 조폭 세계에서나 볼 수 있는 파렴치 행각을 기자들이 한 셈입니다.

검사들과 공영방송 기자들에게 권한을 준 것은 국가와 국민입니다.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대통령이나 검찰총장이 검사들에게 그 막강한 권한을 준 것이 아니요, 대통령이나 KBS사장이 기자들에게 그 막강한 권한을 준 것이 아닙니다.

그들에게 부여된 권한과 지위와 예산은 공공적 이익과 공익적 가치를 위해 쓰라고 부여한 것이지 자신들의 밥그릇과 체면과 이익과 이기주의를 위해 쓰라고 준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지금 자신들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있는지 망각하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해 복무(服務)하고 누구에게 충성해야 하는지 착각하고 있습니다.

공공적 이익과 공익적 가치를 위해 쓰라고 부여한 권한과 지위와 예산을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남용하는 순간 그들은 가병(家兵)이고 사병(私兵)입니다. 검찰과 KBS가 왜 개혁돼야 하는지, 왜 검경수사권 조정이 더 철저하게 이뤄져야 하는지, 왜 수신료 인상이 지금 이뤄져선 안 되는지를 그들 스스로가 극명하게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기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또 한 가지 대목이 있습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면 내부에서 자성과 양심의 목소리가 나와야 합니다. 단 한 명이라도 좋으니 “부끄러운 마음으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자”는 목소리가 나와야 정상입니다.

전국의 검사들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전국의 KBS 기자들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조직의 각성과 성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다면 이렇게까지 실망스럽진 않을 것입니다.

지금 그들은 오로지 이익만을 위해 똘똘 뭉쳐 돌아가는 기계의 부속품처럼, 보잘 것 없는 존재로 모두 함께 전락해 버렸습니다. 그들은 공멸의 나락으로 함께 추락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던질 말은 한 마디 밖에 없습니다. “싸워야 할 땐 침묵하고 밥그릇엔 목숨 거는 당신들, 당신들 모두는 공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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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yangjungchul.com/208

 

 

  아프로만 11.07.05. 22:57
<이익집단> 성향에 대한 양정철씨의 글 이군요.
KBS노조 = 이익집단 짓을 했지요. ' 노조 가 더 이상 약자도 도덕적 이지도, 선 하지도 않다 ' 를 입증한 곳이 KBS노조 입니다.
마찬가지에요. 민주노동당 / 진보신당 = '노조' 에 토대를 둔 결사체죠.

집단의 도덕적 선 / 악은 vs 개인의 도덕적 선 /악 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노조' 역시나 <집단> 입니다. 선/악의 가치관이나 '윤리' 라는 가치관이 적용될 여지가 없는 즉. '집단' 의 속성에서는 '노조' 역시나 예외가 아니죠.
 
 
  아프로만 11.07.05. 23:06
천사 1 + 천사 2 + 천사 + ,,,,,,,,, 천사 n =/ = 천사집단
천사 각자 개 [개인]의 천사지수 <순도>가 높으면 높을 수록, 그러한 천사들이 모인 [집단]은 악마의 순도가 높아진다

천사가 왜? 무엇이 아쉬워서? 집단을 형성 할 까?
천사가 집단을 형성하고자 하는 동기란? 천사 개인으로써는 하지 못하는 그 어떤 것을 집단으로는 구현 하려는, 그 어떤 것이 무얼 까?
 
천사 개인이 하지 못하는 것은 ? = 그것은? = 악마의 짓 이기 때문

개인 과 집단은 그래서 다른 겁니다.
부처님 가운데 토막의 개인들일 지라도, 그들이 모이면? ==> 그 집단은 제바달다 가 됩니다.
 
 
  아프로만 11.07.05. 23:17
그렇다면? <대위법> 논증으로 라면,
개인 악마1 + 개인 악마 2 + 개인 악마 3 +,,,, 악마 n = 이면 그 집단은 <천사 집단> 이 되는 것이 논리적 일까 ?
아닙니다. 논증대로 법칙을 따른다면? 그것은 이미 악마가 아니죠 ^ㅡ^ 

그래서 선 과 악의 관계는 < 비 가역적> 입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 하긴 해도 "양화가 악화를 구축" 하는 사례는 없죠
선악의 관계는 <대위적인 구축 관계> 가 아니라 <면역체계 진화 관계> 일 뿐 입니다.
 
 
  빨간돼지 11.07.06. 17:53
조직의 이기심은 개인의 이기심보다 크다!
모든 조직은 폭력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종교 단체를 안 믿습니다.
체제(국가)는 법이 필요하고 물리적 폭력이 동반됩니다
이익을 보는 사람과 희생을 당하는 사람이 나뉩니다
저는 반체제가 아닌 안체제입니다
무정부주의자(아나키스트)가 아닌 안정부주의자입니다

"빨간돼지"의 뉘앙스죠.

Posted by 아프로만 노하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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